이등병 시절에 집에서 바디로션을 보내준적이있었다. 입대전 피부가 약간 건조하다는 피부과 의사의 말이 있었는데 어머니 입장에서는 꽤 걱정스러웠을것 같다.
아무튼 소포안에서 바디로션이 나왔을때 그 내무실의 분위기란...
결국 상병완고 녀석이 압수해가서 한통 잘쓰고 전역했는데... 싸제를 쓴다는건 일종의 짬의 상징같은거다.
비누의 경우에도 일병 꺽이기 전에 보급비누 대신 싸제비누를 쓴다는건 앞으로의 군생활을 힘들게 하는 짓이였는데, 나는 전역할때까지 보급비누로 잘 보냈었다.
일종의 심리적인 현상인데, 같은 성분으로 제조한 똑같은 품질의 제품이더라도 보급이면 왠지 안좋은것 같고 못미더우며, 어떤 음모론적인 성분이 들어있는것 같고, 싸제라면 최근에 노벨상 받은 학자가 연구계발한 최고급 소제나, 어떤 신비한 화학 성분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뭐랄까... 국가 기관이나 공인된 기관의 연구보다는 사기업의 알수없는 연구실이나 능력이 의심스러운 소규모 단체의 연구에 솔깃해지는 것과 비슷할려나.
아무튼 싸제가 더 좋아보이고 더 좋은건 짬순으로 가지는것이 군대라는 곳이다.
다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모여있는데 계급을 나눈다는 것은, 위에있는 녀석이 아래에 있는 녀석을 여러가지로 누르거나 압박하는것 만큼 좋은게 없다.
예를 들어 건빵후레이크는 상병때부터 라거나, 특정 언어를 쓰지 못하게 함으로써 하급자가 아무리 똑똑해도 멍청한 상급자에게 개길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물론 위의 예들은 다 사병들끼리 지 멋대로 만든 통제방법으로, 공식적으로는 금지되어있다.(파견다니면서 안거지만, 언어사용의 통제방법도 부대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싸제도 원칙상으로는 누구나 살 수 있다.(아니면 PX에 존제하는 그 수 많은 물품들은 다 뭐란 말인가?)
하지만 생활 검열할때 꼬장꼬장한 하사관에게 걸려서 단체로 머리를 박을 수 있는 물건도 싸제다.
조금씩 나아지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건 고만고만한 애들끼리 모여서 나름 계급에 맞게, 나름 평화롭게 2년을 보내기위한 군대의 본질같은 거니까.
그리고 그 본질에 맞게 생각해보자면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군대가 편해지든 힘들어지던, 급격한 변화속에서 제일 조심해야할 것은 후임병이다.
그러니까 후임병들은 긴장하라, '군대 참 많이 좋아졌다~'라며 먼산을 응시하는 선임병들이 많아질태니~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군대는 빨리갔다오는게 최고다.
2009년 2월 9일 월요일
도자기와 문화

쥐라기공원과 NDS
저번글에 이어 갑자기 생각났는데
90년대에는 나라도 나라지만 YWCA같은 시민단체들이 더 난리였던것 같다.
내가 국민학교때는 슬램덩크나 드래곤볼, 란마1/2같은 만화들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는데, 이게 엄마들이나 몇몇시민단체들이 볼때는 상당히 불건전했던 모양이다.
뉴스에서도 자주 오르내리던 만화였는데, 슬램덩크의 경우 좌책방식인 일본만화를 우책방식으로 찍어내다보니 애들이 전부 왼손잡이바스킷맨이 되었는데 이게 어른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보기싫었었는지 일반 신문부터 국민학교 학급신문에서도 자주 지적되었었다. 거기다 폭력적이라는 이유도 있었고.
란마의 경우에는 주인공의 성별이 자유자제로 바뀌면서 성 정체성 문제와, 팔보채인가 하는 할아버지가 여고생들 치마를 들추거나 하는데 동방예의지국에서 있을수 없는 일이였다는거지.
드래곤볼은 정말 굉장했는데 위에 나온 모든 이유를 다 가지고있었던 거다.
그러니까 위의 만화들을 보면서 애들이 포악해지고 야해지고 예의가 없어진다고 생각했었단 말인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부모님들이 얼마나 애들을 재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있었는지 잘 알수있다.
가요의 경우에는 서태지가 아침마당 비스므리한 프로의 단골 손님이였는데 청소년 문제의 주범이었다. 관심이 없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특히 렙가사로 인한 국어파괴의 원흉이였던것 같다.
아무튼 지금보면 세작품전부 건전하기 짝이없는 작품이지만 그 당시에는 심각했다. 마치 저걸 보면 애들이 세뇌당해서 범죄자가 되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질정도로 떠들석 했었는데, 내가 어릴때 저 3작품을 안본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니 지금은 테러리스트나 깡패의 천국이되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저 작품들은 그 당시 엄청 살벌했던 심의필을 통과했던 작품들이다. 엄청난 수정과 현지화의 결과였음에도 YWCA등의 단체들은 기겁을 했었단 말이지.
그리고 저 작품들 이외에도 YWCA가 매년 어머니들과 함께 유해만화를 선정해서 정부에 건의를 했던 만화는 학습만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였을 정도이니, 꼭 모든게 정부탓이라고 하기엔 아~주 약간 억울한면도 있겠다.(궁금한게 있는데 요즘도 저짓거리 하는건가?)
그런데 저 당시가 그.나.마. 먹고살기 좋은시절이였다는게 아이러니하단 말이지. 좋은 작품이 나오기에는 정말 개같던 시절에 반쯤 범죄자 취급을 받았지만, 그래도 100만부 신화가 그때 나왔었고 앨범기록들도 그때 갈아치워지는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이야 뭐...
가끔씩 생각하는건데 조선시대 도공들이 정말 대접 못받고 개같이 살았다고하잖아. 양반님들이 도자기 귀한건 알아도 도자기 만든사람은 개 X으로 알았다는 이야기.
임진왜란때 끌려갔던 모든 도공들이 억지로갔을까... 솔직히 약간 의문이 든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