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8일 화요일

공포와 리스크, 확률과 사전 예방의 원칙.

예전에 기독교를 믿는 친구가 이런 내용의 말을 한적이 있다.

"만약 하나님이 존제하지 않는데 교회를 나갔다면, 너는 일요일마다 시간 낭비를 했을꺼야. 하지만 하나님이 실존하는데 네가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면, 넌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으며 끔찍한 비명에 몸부림 치게되겠지.
너는 어느쪽이 더 좋다고 생각해?"

그럴듯하지 않은가? 물론 다른 종교의 신이 존제하는데 믿지 않았다면 어떤 패널티가 부과되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이 친구와는 지금도 사이좋게 잘 지낸다.)

이 재미있는 논증은 파스칼의 내기라고 불리는 일종의 농담 같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런 농담에 꽤 많은 시간을 공포에 떨면서 어린시절을 보내왔다.(모태신앙이었던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저 말은, 그런 위험이 존재할 확률은 거.의.존재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발생할 경우 일어날 끔찍한 일을 막기 위해,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 교회를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말이다.(물론 기독교인들의 진정한 믿음은 이런 것이 아닐꺼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지옥같은 끔찍한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되면, 실질적 위험에 대해 제대로 판단 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드물고 기괴한 사건들이나, 우리의 분노나 공포를 자아낼수 있는 이미지들은, 우리가 그것을 더욱 주목하게 만들고 위험을 과대 평가하게 만든다. 여기에 매스컴이 개입해 공포심을 확산시키면 히스테리로까지 변질되기도 한다.

최근의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광우병 사건이 있을 수 있겠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스나, 에볼라같은 실존하는 위험들이나, 전자렌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영향.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불임 같은 근거없는 도시전설들이 있다.

그런데 파스칼의 내기에 나오는 종교에 관한 내용의 경우 사실상 실존하지 않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이니, 원리는 비슷하더라도 적절한 예가 될 수 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자면, 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위험한 매체로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tv에서 피카추가 번쩍번쩍 전기를 발산 할 때 프레임이 유난히 느려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첫 방영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프레임이 돌아가며 기관총 같은 타이밍으로 번쩍거렸을 것이다.
문제는 그 번쩍거리는 장면을 일본의 1200만 명의 어린이가 시청하고, 600명이 광감수성 발작으로 졸도하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마크로스 플러스도 광감수성발작 애니메이션중에 하나다.)
이 사건은 일본열도를 떠들석 하게 만들었고, 미디어와 애니메이션이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하지만 1200만명중의 600명이다. 1200만명의 어린이가 목욕탕에 들어갔을때 목욕성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들이 600명 이상 나온다면 목욕탕을 위험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목욕을 법적으로 규제할 것인가?

실질적 위험이야 어떻게 되었든, 목욕은 애니메이션보다 분노를 자극하기는 힘든 것 같다.

괴짜 경제학이라는 책에도 이 비슷한 예가 있는데, 자신의 8살 짜리 딸아이를 친구집에 맡기려고 할때.
집에 총이 있는 친구와 수영장이 있는 친구의 집 중에, 누구의 집에 딸아이를 맡기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아이가 익사사고를 당할 확률은 1만 천분의 1이며, 총으로 아이가 목숨을 잃을 확률은 100만분의 1미만이라는 자료를 제시한다.(물론 이런 것을 일일이 따지면서 아이를 맡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예에서도 수영장이 총보다 분노를 자극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아무튼 이런 직관적인 이미지들은 우리의 위험에 대한 판단에 실질적 위험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촟불집회 참석자인 유모차 맘들을 들수있겠다.(미국산 쇠고기와, 집회에 아이를 대려오는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위험할까?)

물론 이들 부모가 사랑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아마 자신의 아이를 끔찍히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그 부모가 옳은 판단을 했다고 보기에도 힘들지 않을까?

물론 총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광우병이나 사스 역시 실존하는 위험요소이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만든 시나리오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면, 우리가 주는 관심은 그것들의 실제 위험보다 훨씬 과장되게 집중되고, 배고픈 고양이를 눈앞에 둔 생쥐처럼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며, 실제로 더욱 위험한 다른 위험요소들을 방치하는 결과를 가저오기도한다.

전자파 유해론은 1976년 폴 브로더라는 미국 기자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고, 요란한 언론보도는 미국에 전자파 공포를 가져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정부는 지금까지 250억 달러를 쏟아부어 조사에 나섰고, 결국 고압선이나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자기장의 세기는 인체에 별 영향을 미치지않는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언론에 보도 되는 일도 거의 없다.

이 전자파 유해론은 1992년 우리나라에도 상륙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여러분들이 더 잘아시리라 믿는다.

지구 자기의 수백분의 1에도 못미치는 전자파를 피하기 위해 선인장이 좋으니 전자파 차단 스크린이 어떠니하며 팔려나가고, 아침 와이드쇼에서는 전자렌지근처에 아이를 두면 위험하다는 자칭전문가분이 나오셨고, 나의 국민학교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컴퓨터를 오래쓰면 불임이된다는 유럽의 조사결과가 있다면서 현대문명의 폐해를 한탄하셨다.

많은 나라에서 연구 결과 가전제품의 전자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발생시킨다는 어떠한 근거를 찾지 못했음에도 이 전자파 유해론은 여전히 사라지지않고 기승을 부리고있다.(근거를 찾을 때 까지 계속 연구하라는 것 같기도 하다.)
http://www.asiae.co.kr/uhtml/read.jsp?idxno=414896&section=S1N5&section2=S2N232

결국 우리정부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조사한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똑같은 조사를 다시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전자파가 인종이나 국적을 따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물론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은가?' 라고 물으면 곤란하다. 그 말은 '그럼 소금이 유해하지 않은가?' 라고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유해한 물질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양이 유해한가'이다. '어떻게 위험한가?'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완벽하게 안전한 환경은 현실세계에 존제하지 않는다.(천연물질이든, 인공물질이든)

농약으로 인한 위험을 100% 안전하게 피하기 위해 유기농을 선택한다면, 과연 우리는 수 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식량을 마련 할 수 있을까?(북한에 화학 비료를 보내는 이유가 유기농으로 잘먹고 잘사는 북한사람들을 실험하기 위해서일까?)
또는 유기농은 100% 안전한 걸까?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거부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작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GMO도 싫단다. 인공적이라는 이미지에 강력한 위험을 느끼는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해온 농사라는 것도 지극히 인공적인 행위이다. 육종이라는 방법 역시 강한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종을 선택해 재배하면서 유전자 배합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것이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작물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로 준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살아남은 우리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바꿔가며 행한 무작위적인 실험과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GMO의 경우에는 유전자 배합을 실험실에서 해낸다는것이다. 다른점이있다면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르게 무작위적인 배합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통제된 실험실에서 행해진다는 차이다.

지난 1만년 동안 지구상에는 6억명의 인구가 유기농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이 지구에 65억명의 사람이 살고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 누가 아무런 대안없이 유기농으로 돌아가자고 달콤하게 말하는가?

1928년 구 소련에서 리센코라는 농부는 비료나 무기물을 사용하지 않고 토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춘화처리(春化處理)'라는 방법을 계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맨델의 유전학을 '부르주아적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판하고 리센코학설을 주장하였는데, 농부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 자료를 춘화처리법이 실제로 수확량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로 내세워 직접적인 실험을 회피하고, 소련의 후원을 받아 1937년에 소비에트 최고회의의 일원이 된다.

그의 이론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지만, 달콤한 그의 말에 소련은 열광했고, 그 결과 그에 반대한 수백명의 소련 과학자들이 숙청당하고 수백만명이 기근으로 죽었다.
이 엉터리 이론은 소련생물학계를 30년간 괴롭히고 1960년대에 막을 내리게된다.

레이첼 카슨의 책<침묵의 봄>은 우리에게 DDT 남용의 위험성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묵시록적인 전망은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었고,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합리적인 살충제였던 DDT의 사용이 금지되며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막지못해 수백만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가저온 것도 사실이다.

사전예방의 원칙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1990년 5월 영국의 보건부 장관 존 거머가 자신의 딸이랑 햄버거를 먹던 시대가 아니다.

3억명의 미국인이 수십년간 쇠고기를 소비했는데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고, 영국에서 수십만 마리의 광우병 소를 소비했는데 170명 정도의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소들이 육골분 사료를 통해 광우병에 감염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발병기작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확실히 모르며 그렇기에 사전예방의 원칙을 적용해야된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사전예방의 원칙을 적용해야하는 범위는 급속히 넒어지며 막대한 피해를 줄수도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전세계가 크게 홍역을 한번 치르고, 2001년에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에서 그렇게 심하게 광우병에대해 떠들어댔으면서도,

왜 2008년 우리에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보가 주어지지 못했었냐는 것이다.

2009년 4월 27일 월요일

노잉, 손발이 오그라드는 지적설계설 영화.

분노의 질주를 볼때,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며 90년대에 유행했던 바이블코드가 생각났다.

그래서 보러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마지막에 기막힌 반전이있다고 해서 '혹시나' 하는 궁금증으로 어저께 영화관에서 봤다.

도대체 어디에 반전이?

영화 첫시작부터 지적설계설의 냄새를 풍기며 강하게 쩔어주시더니,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헛소리의 상황설명으로 사람을 졸게 만들어주시다가, 정말 예고편에 나온것이 전부인 재난그래픽의 뽀대로 잠깐 눈뜨게 해주시고, 다시 지적설계설 강의에 들어가신다.

하지만 결국 영화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못한체, 다알아요 다알아~ 라고만 하시다가...











...이런 느낌의 결말을 보여준다.

혹시 이 종교의 신도이신 분들은 가서 보신다면 절때 후회하지않는다고 추천해드리며,

스팩터클한 재난 장면을 원하시는분은 오랜시간을 잠과 싸우시면 꽤 멋진 그래픽을 보실 수 있지만, 정말 오래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염두해두셔야한다는 것.

미스테리매니아라면 음... 그분들 취향은 모르니 패스. 분명 미스테리삘이긴 한데 이게 잘 먹히는건지 모르겠음.

혹시 과학자이시라면 비추. 말장난과 헛소리에 능욕당하는 기분을 느낄수도 있음.

간신히 졸지않고 영화를 전부 감상한 지금도 이 영화의 충격전 반전이 뭔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감상끝.

불쌍한 니콜라스케이지... 영화 뽑기운이 왜 그렇게 나쁜건지...

2009년 4월 20일 월요일

아무런 근거는 없지만 개그일꺼라고 믿습니다.

왜 정부가 택시비를 올리려는지 알겠군. 슈발.

2001년 9월 11일 쌍둥이 빌딩에 태러가 일어났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 숨겨진 메세지를 찾기 시작했죠.

그리하여 신비한 숫자 암호를 발견하게됩니다.

일단 9월 11일의 각각의 숫자를 합쳐봅니다.

9+1+1=11

이 11이라는 숫자가 키워드였죠.

그 해 9월 11은 1년의 254번째 날이었습니다.(2+5+4=11)

처음으로 충돌한 비행기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11편이었습니다.

그 비행기에는 92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죠.(9+2=11)

세계 무역센터를 향한 두번째 비행기에는 65명이 타고있었습니다.(6+5=11)

[New York City], [Afghanistan], [George W. Bush] 각각의 단어는 11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져있지요.

그리고 쌍둥이 빌딩은 나란히 서서 11의 모양을 하고있지요!!


물론 위의 정보들은 다 사.실.이지만,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며 상관관계를 찾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쓰레기더미도 계속 뒤지다보면 뭔가 연관이 보이는 듯 그럴듯한 특징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근거가 없다면 단순한 우연일 확률이 높지요.

하지만 우리는 우연을 우연이라고 인정하기에는 힘들 때가 자주 있습니다. 본능일까요?

2009년 4월 12일 일요일

세상에는 디워만 있는게 아니더라.

분노의질주4를 재미있게봤다고 친구에게 추천했더니,

반디젤이 나오는 바빌론AD가 숨어있는 명작이라고 말해주길래 봤다.

그리고 친구의 사악한 미소의 의미를 뒤늦게 깨달았다.

영화 제작에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만드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2009년 4월 10일 금요일

내가 투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때 마다 인터넷에서 볼수있는 포스팅중 하나가 투표율을 올릴 수 있는 대책에 관한 포스팅이다.

ATM투표소라거나, 톨게이트 투표소. 과격하게는 인터넷투표 같은 것들이 있는데, 대부분 투표하러가기 번거로우니까 편하게 어디서든지 투표를  할 수 있게 하자... 즉, 간편함과, 편리함이라는 인센티브로 많은 사람들에게 투표를 하도록 유도하자라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 효과에 대해서 조금 회의적이다.

최근에 벅스뮤직에서 넥스트 신보를 MP3로 구입한적이있다. 개한민국 앨범 이후로는 도저히 우리동내에서 음반을 살만한 곳이 없었고, 인터넷 구매는 개인적으로 기피하는 편인데다.(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고르는 재미가 없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MP3를 무.단.으로 다운받는데에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지만,
그래도 이걸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구입했다. 투표하듯이.

그런데 막상 해보니 조금 허무했달까. 나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 물론 앨범을 살때에 비해 훨씬 편리하게 구입 할 수 있고,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는 간편한 데이터 파일이고 MP3기기에 넣어 걸어다니면서 맘것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평범한 일반시민으로써 인터넷 검색스킬을 사용한다면 공짜로 똑같은 인센티브를 가질수있기에 정품사용자로써 아무런 인센티브가 없다.

오히려 내가 원하는 인센티브는 바로 그 번거로움이다. 묵직한 개한민국 앨범을 사서 집에 들고갈 때의 만족감. 내가 이 앨범을 소유했다는 증거로 나의 좁은 방에 채워지는 간지나는 앨범은 내가 그 음반을 구입한 유저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나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그것이 나의 인센티브이고 다른 유저들도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나의 책장에서 늠름하게 버티고있는 벤드 오브 브라더스 한정판DVD도 그런 물건들중 하나다. 지금은 고화질이라고 부르기 힘든 이 영상매체는 간지나는 밀리터리 가방모양의 케이스에, 안에는 나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탑시크릿이라고 하는 별의별 지도와 당시의 신문 프린트물과 해설자료, 군번줄등이 나의 허영심을 충족시켜주면서, 내가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소.유.하고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인센티브를 가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대부분은 유료 MP3를 구입할 인센티브도 가지진 않을것 같다.

그러면 다시 돌아와서 투표를 하는 사람들의 인센티브는 무엇일까?

나의 경우에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써 혹시라도 운좋게 나의 표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며, 내가 지지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라는 나름대로 고상한 인센티브를 가지고있다. 그리고 그 증거로써 손수 투표장에 나가 신분증을 제시하고 간편한 절차를 통해 도장을 찍고 투표함에 용지를 넣으면서, 투표를 하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도 이 사회의 일원으로써 귀중한 나의 한표를 투표했다'라는 만족 감을 얻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의식 같은 것이기도 하다. 또 나의 인센티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투표의 약간 번거로우면서 고상한 의식행위를, 마우스 클릭같은 간편한 일로 만들면 어떤일이 생길까?

괴짜 경제학이라는 책에서는 스위스의 투표에관한 재미있는 내용이 나온다.

스위스의 경우 낮은 투표율을 높히기 위해 우편 투표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집의 우편함에 투표용지가 배달되며, 시민들은 집에서 원하는 후보를 고른뒤에 다시 우편함에 집어 넣기만 하면 되는데 오히려 투표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로 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이유는 투표에 참여한 자신의 모습을 이웃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 책은 적고있다.

나는 아마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꺼라고 생각한다. 가장 편리한 투표행위는 기권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투표율을 높히려면 투표행위를 간편하게 만들기보다는, 쿠폰이라도 만들어서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인증 할 수 있는 인센티브라도 주는 편이 약간은 더 투표율이 오를 것이라고 본다.

십일조를 내는 행위는 자유이지만 십일조를 낸 사람은 예배후에 목사님이 이름을 불러주듯이 말이다.

당신의 인센티브는 무엇인가?

2009년 4월 5일 일요일

꾸준히 보장받는 재미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어디서 미사일을 쏘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영화를 보고왔습니다.

역시 분노의 질주입니다. 오락영화로써 4편까지 이렇게 꾸준한 재미를 주는 영화도 드물 듯...

감독이 바뀌면서도 전체적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해가는것도 재미있지요.(어느 나라에서 레이싱을 하던지 분노의 질주 안에서는 쭉방걸들의 서비스 컷들도 빠지지 않고.)

시각 청각 모두 만족.

딱 분노의 질주 만큼 재미있었습니다~(그런데 이거 1편 다음에 이어지는 스토리인거지요? 2편에서 FBI짤려서 나오니까...)

2009년 4월 3일 금요일

손자가 日울트라맨만 본다

원자바오 “손자가 日울트라맨만 본다”… 中 네티즌 애니 퇴치운동

위 기사를 읽어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마치 90년대 우리나라의 상황을 타임머신으로 돌아가서 보는 것 같달까...

여기서 조금 더 중국의 문화적 수준이 발전하면,



왜 우리는 울트라맨 같은 걸 못만드냐



...라고 중국 총리가 말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석면 파우더라.

'석면 검출' 베이비 파우더, 3년간 100만 개 이상 유통

식약청이 부랴부랴 대책을 어쩌고 적혀있는데,

예전에 2009년 부터는 우리나라의 석면이 포함된 모든 제품의 제조, 수입이 금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그 과정에서 생겨난 뉴스인 듯 하다.

천연 석면이 섞여 들어갈수있는 가능성은 너무 방대하고 어딘가 구멍이 생길 수 밖에 없을테니.(그 구멍을 찾아낸 모 프로그램은 분명히 도움이 되긴 했지만... 쩝...;;;)

그런데, 석면의 정말 무서운점은 미세한 석면 가닥이 공기중에 떠다니면서 호흡기를 통해 폐에 달라붙어 여러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일텐데,

석면 사용이 금지되기 전에 만들어졌던 건물들의 건축자제들 대부분에 석면이 들어갔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도 어느 정도 석면을 호흡하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은지 오래된 지하철 역사 같은 곳은 자주 언론에 나왔고 말이지.

옛날에는 자동차 브레이크나 종이에까지 쓰였을 정도로 광범위했던 것으로 아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규제가 강해지더니 올해부터 전면 금지가 된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오염물질의 위험이 등장했다고 겁먹기보단,  조금식 규제를 정해가면서 원래 존재하던 위험이 서서히 줄어들고있으니 안심하는 편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이 석면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부터 사랑받던 천연물질이라는 것이 흥미롭다.

또, 이 석면을 대체할수있는 물질이 결국 인공적으로 합성한 물질이라는 것은 더욱 흥미롭다.

천연이라고 모두 몸에좋고, 인공이라고 모두 몸에 나쁘다는 망상에서 어느정도 벘어나는 일이될지, 아니면 석면이 인공화학물질로 둔갑하는 일이될지 두고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