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모르고
저도 모르고
가족들도 모르고
여자친구도 몰랐던
그의 생일을 축하합니다.(굽신)
최근에 인터넷이랑 담을 쌓고 살아서 몰랐는데,
같이 영화보러 간 동생이 요즘 루저녀가 인터넷의 화제라고 하더라.
나도 평균신장에서 좀 후달리는 호빗족이긴 한데...(미래인이 대가리 커지고 몸 작아질거라고 했던 SF 뉴에이지 빠돌이 넘들 다 어디로 간거니... 딱히 뭘 하겠다는건 아니지만 코찔찔이 때는 진짜로 믿었었음. 상처받았다는!)
기분 좀 안좋긴 했지만, 이쁘니까 봐줌~
...은 농담이고,(요즘은 이런게 성희롱이라고 하던데...;;;)
아니,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한 것도 아니고, 대딩이 농담삼아 그런 말도 못하나? 좀 기분 나쁘긴 했지만 무슨 죽을죄를 젔다고 애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지.
'PD가 의도했으니 PD가 X새끼라는 우린 낚여서 아무 잘못도 없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니 버라이어티가 그 정도 재미도 없음 어쩌라는 건지.
김제동 같은 사람한테 '님 키작고 눈작아서 싫음여~'하고 개그맨트 했뜸 그냥 웃었을꺼 아님? 어짜피 요즘하는 개그 중에 약점 잡고 물고 늘어지는 것도 꽤 될텐데.
만약에 PD가 안 시키고 여대생이 '키작음 루저임~' 하고 솔직히 예기하면 그 여대생 정말 스토킹당하고 따당하는게 옳은 건가?
뭔 100분토론 정치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논리가 그렇게 복잡한지...
솔직히 좀 기분 나쁘긴 하던데,(마조도 아니고 좋을리는 없지) '그냥 그러고 살아라'하고 말면됬지, 무슨 철천지 원수라고 찌질하게 죽이니 살리니 미니홈피 어디니 열씸힌지.
최근 남조선 전뇌공간은 린민재판 유행인가염?
역시 롤랜드 감독입니다.
역시, 역시!~ 거대하고 아름답구나! 라는 말이나오네요.
뭐, 더욱더 거대한 스케일의 파괴적인 영상이 참 볼만했습니다. 노잉처럼 지루하지도 않고, 적절한 탬포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뉴에이지 스타일의 종교적인 분위기 좀 많이 풍겨주시긴했지만, 뭐 어떻습니까, 이 감독님 영화는 워낙 뚜렸한 자신만의 색이 확고하시고, 어떤 장면을 보여줄지는 관객과의 약속 같은 것이라서. 무엇을 보여줄지 다 알고가는거라 충분히 감안하고 봤습니다.
내용은 충분히 킬링타임을 채울정도로 재미있었으며, 어짜피 한달정도 지나면 기억에서 희미해질 것임으로 그냥 화면을 위해 만족할만한 스토리가 준비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패스~
2012는 더 거대해지기만 한것이 아니라 설정도 더욱 쩔어주셔서, 기존 물리법칙을 거부하시고, 중요한건 이 장면을 만들기위한 설정뿐이라는 호쾌함을 보여주십니다.
특히 시작부터 정신을 안드로매다로 날려주신 설정으로는,
알고보니 중성미자가 전자기적인 성질을 가진건지 어떤건지 아무튼 지구내부의(아마도 맨틀?) 어떤 분자(전자렌지원리라니까, 아마도 전자기파적 성질에 의한 분자활동?)의 활동을 급격히 높여서 화산 지진크리 라는 설정과,
찰스헵굿 박사가 지각이동설 주장했뜸, 아인슈타인사마가 동의했뜸이라는 설정이 최고의 감동을 준 것 같네요.
에... 일단 중성미자 부터 생각해봅시다.
자연계에는 크게 4가지 힘이 있다고, 과학자들이 말하는데, (과학자들은 이 4가지가 원래 궁극적으로 하나의 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자기력(광자를 주고받음으로 생긴다.)
강력(글루온을 주고 받음으로 생긴다.)
약력(위크 보손을 주고 받음으로 생긴다.)
중력(중력자를 주고 받음으로 생길 것이라고 생각 되어지지만, 중력자가 발견되진 않았다. 현재로써는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시공간의 왜곡에 의한 부산물로써 설명되고 있다.)
이렇게 구분할수있겠네요.
이 중에서 일상생활에서 느끼기 힘든 힘이 강력과 약력인데요. 이 둘은 소립자들 사이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 편의상 소립자들을 크게 둘로 구분해보자면 물질을 구성하는 물질입자(페르미온)와 힘을 전하는 입자(보손)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질입자는 또 크게 쿼크와 렙톤(경입자)으로 나뉘는데, (스핀값에 대한 이야기는 패스합니다.)
제가 정확히 알고있다면 쿼크는 주로 양성자나 중성자을 구성하는 소립자들로 서로 글루온이라는 보손을 주고받음으로써 강력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렙톤은 강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소립자들을 말하는데, 전자나 전자 중성미자 같은 것들입니다. (2012에서 태양에서 나오는 중성미자란 전자 중성미자를 말하는 것이죠.)
앞의 설명에서 쿼크끼리 결합시켜서 양성자나 중성자를 만드는 힘을 강력이라고 했습니다.
약력은 이 쿼크에 렙톤을 포함해서 워크보손이라는 입자를 주고 받음으로써 소립자의 종류를 바꿀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전자 중성미자가 다운쿼크에 위크보손(W+입자)을 방출합으로써 전자로 변하고, 다운쿼크는 업쿼크로 변합니다.
또 약력은 방사선 붕괴의 일종인 베타 붕괴를 일으키는 힘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베타 마이너스 붕괴는, 약력에 의해 중성자 안의 다운쿼크 하나가 위크보손(W-입자)을 방출하면 업쿼크로 변해 중성자는 양성자로 변하고, 위크보손은 전자와 반전자 중성미자로 변합니다. 이때 고애너지로 튀어나오는 전자를 베타선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베타 플러스 붕괴는 외부에서 애너지를 주지 않으면 스스로 일어나지 않는데, 양성자가 애너지를 흡수하면 업쿼크 하나가 양전자(+를 띠는 전자)와 전자 중성미자를 내보내고 다운쿼크로 변해 양성자는 중성자가 됩니다.
일단 전자렌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전자기력도 짧게 설명하고 넘어가자면,
전자기력은 전자나 원자핵 같은 입자들이 광자를 주고 받음으로써 생깁니다. 대표적인 예로 책받침을 천으로 문질러서 머리카락등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정전기나 자석의 자기력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전기력과 자기력은 전자기력이라는 하나의 힘이 다른측면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또 전자기력은 미시세계부터 거시세계까지 넓은 범위에 영향을 줍니다.
강력과 약력은 힘이 영향을 주는 범위가 워낙 짧아서 거시세계에 영향을 주지못하지만, 중력과 전자기력은 그 세기가 약해지더라도 아주 멀리까지 전해집니다.
다시말해 중력을 제외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모든 힘은 전자기력에 의해 일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자 안의 원자핵과 전자들은 전자기력으로 결합되어있습니다. 모든 화학반응 역시 전자와 원자핵의 전자기력에 의해 일어납니다.
거시세계에서 생기는 복잡하고 다양한 힘들 역시 궁극적으로는 원자들 사이의 전자기력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의자에 앉는다는 행위를 미시적인 세계의 관점으로 보자면, 우리 몸과 의자 사이의 전자들의 음전하에 의한 반발력으로 1억분의 1센티미터정도 떠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원자가 얼마나 텅 비어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수소 원자 전체의 크기가 야구장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원자핵의 크기는 그 가운데에 떨어저있는 동전만한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위에 동전보다 더 작은 전자 하나가 특정 괘도에서 확률적으로 공존하고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나머지 야구장의 공간은 비어있는 샘이지요.
만약 전자기력이 없다면 우리는 의자를 스윽 통과하게 될것입니다. 벽에 손을 짚으면 손이 벽을 통과 하겠지요. 물론 그 이전에 우리몸이 유지되는 것이 불가능하겠습니다만.
그럼 전자기력이 작용하지 않는 입자가 물체와 만난다면 어떨까요?
위에서 상상했던것 처럼 대부분의 입자는 스윽하고 아무일 없었던 듯이 통과하게 될것입니다.
2012에 나오는 중성미자가 바로 그런 입자입니다. (중성미자는 약력과 중력 이외의 힘은 작용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베타 플러스 붕괴에대해서 설명했었는데, 태양에서 핵융합이 일어날때 베타 플러스 붕괴가 일어납니다.
양성자(수소 원자핵) 두개가 융합하면서 양성자 하나가 베타 플러스 붕괴를 일으켜 양전자와 중성미자를 방출하게 됩니다. 지구에 쏟아지는 대부분의 중성미자는 이 태양에서 방출되는 것입니다.
지구에는 초당 10의 28성 배의 중성미자가 쏟아집니다만, 대부분이 마치 유령처럼 우리를 포함한 지구 자체를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통과합니다.
이 유령같은 중성미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일본의 고시바 마타요시라는 과학자는 카미오카의 깊은 폐광에(다른 복사애너지의 방해를 받지않기 위해) 5만리터의 중수(중수소가 들어있는 물)를 담은 통을 준비해서 관찰에 성공합니다. (아주 우연히 중성미자가 원자핵에 충돌해 미약한 애너지를 방출합니다. 위크 보손을 교환함으로 중성미자는 전자가 되고, 다운쿼크는 업쿼크가 됩니다.) 이 실험으로 고시바 마사토시는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됩니다.
이 미약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횟수를 세어서 중성미자의 질량을 측정했는데, 전자의 천만분의 1의 질량을 가지고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질량이 거의 없는 셈이지요.
그런데 이런 질량도 거의 없고 전자기력도 작용하지 않는 중성미자가 2012에서는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처럼(전자기파의 일종) 지구 내부를 끓게 만드는데, 그 설정에 대한 설명이 참으로 멋들어집니다.
'그럴수가!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예, 놀라는 과학자의 이 대사 하나로 위의 모든 이론적 체계를 한 방에 뒤집어 주시는 대범함. 역시 롤랜드 감독님! 너무 멋저서 정신이 멍해집니다. (제가 그렇게 까댔던 노잉이 더 그럴듯해보일정도의 설정이라니! 역시 영화의 재미와 설정이 과학적이냐 아니냐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두번째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노숙하며 지내는 어떤 중2병 환자가, '찰스햅굿이 지각이동한다고 했뜸, 니들 점 멍청하다능~ 아인슈타인도 동의했뜸!' 하는 떡밥인데...
요즘 세상에 지각이동 부정하는 사람 없습니다. 다만 그딴식으로 움직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을뿐이죠.
무엇보다...
찰스 햅굿은 지각이동한다고 말한적 없습니다.(동명이인이 아니라 지질학자 찰스햅굿이 맞다면 말이죠.)
찰스햅굿은 [움직이는 지각-지구 과학의 핵심 문제에 대한 열쇠]라는 책을 썼는데...
책 내용은 대륙들이 움직인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내용이였죠. 즉 대륙이동설을 비판하고 비꼬시던 분이였는데, 다른 지질학자 K.E.캐스터와 J.C.멘데스와 함께 대서양 양쪽해안의 암석층들이 비슷하다는 증거가 없다는 연구를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그 둘의 암석층이 일치합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건지, 아니면 조사방법을 몰랐는지, 아무튼 지각이동을 부정하는데 열씸히셨고, 아인슈타인은 그의 책 [움직이는 지각]에 좋은 서평을 써주었죠.
그러니까 찰스 햅굿이랑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일치했던 것은 맞는데, 둘다 지각이 이동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뭐, 아인슈타인사마가 간지 넘치는 훌륭한 과학자이긴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의 모든 행동이 옳았던 것은 아닙니다.
젊을때는 정말 세상을 몇번 뒤집어 놓으셨지만, 그 후의 행적들중에 건질만한 것은 우주상수 정도 입니다. 특히 양자역학적 관점을 아주 불쾌해하셨기에, 어쩌면 양자학의 선두주자가 될수도 있었지만, 불행히도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게 아닐까나~ 하시면서 양자학의 발전을 방해하는 라스트 보스가 되셨었죠.
뭐, 그 이외에 마야떡밥, 바이블 떡밥 기타등등있지만 그냥 피식해주고.
아무튼 거대하면서 스릴 넘치는 재난 어드벤처 액션이었습니다~
롤랜드 액션 좋아하시는 분은 망설임 없이 보러가심 되겠습니다.
한달 전쯤에 디스트릭트9도 봤었는데 개인적으로 2012보다 더 잼씁니다. 이놈은 확실한 물건인듯 너무 재미있게봐서 딱히 뭐라고 적을말이 없네요. (SF에서 반중력이 어쩌구 투명배리어 어쩌구 따지는 것도 촌스럽고) 대략 대일본인급 재미를 줍니다.
사실 별로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친구를 억지로 끌고 영화관에 갔습니다.
의외로 재미있었고 볼만했습니다.
이제부터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를 감상에 들어가겠습니다.
재난영화... 로서는 조금 별로였을 수도 있습니다. 기대한 지진해일은 정말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따로놀다가 마지막에 갈등해소 및 시각적 쾌감을 위한 도구 이상의 의미는 없었던듯 합니다.
물론 대마도 지진으로(왜 하필 수심이 얕은 대마도일까...) 해운대에 거대한 지진해일을 발생 시킨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만,
과학적으로... 라는 말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재난물은 정말 드물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작인 노잉이라거나, 90년대에 아마게돈만 봐도 충분히 막장인데, 재난 영화에서 <과학적>보다는 <그럴듯>한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앤터테이먼트 영화라면 역시 재미가 중요하고, 재난물에서 재미란 역시 우리가 보고싶은 파괴! 또는 그 참담함 속에서 그려지는 사람들의 드라마가 아닐까하는 생각이죠.
그런대 해운대를 재난물로써 재미있었나? 라고 물어본다면 확실하게 답하기 어렵겠군요.
해운대의 모든 갈등은 지진해일이랑 상관없이 후반부까지 이어집니다.
가끔씩 재난물에 꼭 등장하시는 왕따 과학자께서 위험을 예고하지만, 정말 가끔씩 따로 노시기 때문에, 그냥, 나중에 지진해일이 와야하니까. 예의상 등장해주시는 기분입니다.(물론 가족들간의 갈등을 위한 조연으로써는 충실합니다.)
좀 심하게 말해서 굳이 지진해일이 안와도 상관없을 정도로 재미있게 드라마가 흘러가다가, 재난크리로 한방에 갈등해소라는 느김이 들정도로 따로 놉니다.
그래서 재난 물이라기보단 코믹요소가 강한 가족드라마에에 재난이라는 소재가 들어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뭐, 장르가 어떻든 간에 확실히 볼만한 대중영화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캐릭터에 몰입해서 웃을 수 있었고, 재난 씬은 의외로 꽤 볼만했으며, 신파씬도 큰 거부감 없이 뭉클했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꼽아서 최고다! 라고도 못하겠지만, 충분히 재미도있었습니다.
작가주의적인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야기가 너무 상투적이고 평범하다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만큼 대중적 재미를 주는 코드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아마게돈을 봤을때 아버지 둑었는데 애인돌아왔다고 해맑게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에서 약간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동생이 둑었는데 장례식장씬에서 슬퍼하다가 다음씬에서 여친이랑 즐거워하는 모습과 겹치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 어떤 예상치못한 재앙이 모든갈등을 해결해주고 끝나기보다는 그대로 극이 절정에 올랐다면 어떨까도 생각해보았지만, 보고싶었던 것이 가까운 동내의 지진해일이였기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 알고 친숙한 건물들이 파도에 휩슬리는 장면은 정말 괜찮은 몰입감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이라면 일본침몰을 저보다 더 재미있게 보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고, 인디펜던스데이에서 백악관 폭발씬이 왜 떠들석했는지 좀더 확실히 알 것 같더군요.
마지막으로 한국형 재난물이란 어떤것일까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드는 사람이 한국땅에 태어나서 한국땅에서 자랐다면 아무리 발버둥을 처도 한국적인 작품이 나올꺼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한번 더 생각해 봤습니다.
누구는 휴머니즘 이야기도 합니다만, 떠올려보면 딱히 헐리웃이나 일본이 휴머니즘없는 재난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 재난물들과 차별되는 해운대의 특징이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일단 나라가 막장이네요. 대부분 재난물에서는 나라가 뭔가 대비를 하려고 발악합니다. 왕따 과학자 말 안들어주더라도 나름대로 뭔가 하긴 하죠. 꽤 비장하기도 하구요.
그러고보니 한국영화 대부분의 흥행작은 장르 상관없이 나라가 정말 막장입니다.
2005년 훗카이도 지진때, 우리나라에 별 영향은 없었지만 기상청에서 해당지역에 대피령을 내린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국가를 너무 무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만, 그만큼 국민정서가 국가를 신뢰하지 않고,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두번째로 코매디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어떤장르던지, 우리나라에서 흥행한 한국영화들 대부분의 공통적인 특징은 코매디가 있다는 것 같습니다.(흥행영화 10위권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나마 코매디랑은 거리가 먼것 같군요.)
개인적으로 나라막장은 한국형이라 부르기에는 좀 약할 것 같고, 한국형 재난물이란 코매디가 살아있는 재난물을 말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상한 결론으로 감상끝~
예전에 기독교를 믿는 친구가 이런 내용의 말을 한적이 있다.
"만약 하나님이 존제하지 않는데 교회를 나갔다면, 너는 일요일마다 시간 낭비를 했을꺼야. 하지만 하나님이 실존하는데 네가 교회를 나가지 않았다면, 넌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으며 끔찍한 비명에 몸부림 치게되겠지.
너는 어느쪽이 더 좋다고 생각해?"
그럴듯하지 않은가? 물론 다른 종교의 신이 존제하는데 믿지 않았다면 어떤 패널티가 부과되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이 친구와는 지금도 사이좋게 잘 지낸다.)
이 재미있는 논증은 파스칼의 내기라고 불리는 일종의 농담 같은 것이다.
어떤 사람은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런 농담에 꽤 많은 시간을 공포에 떨면서 어린시절을 보내왔다.(모태신앙이었던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저 말은, 그런 위험이 존재할 확률은 거.의.존재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발생할 경우 일어날 끔찍한 일을 막기 위해, 사전 예방의 차원에서 교회를 다녀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말이다.(물론 기독교인들의 진정한 믿음은 이런 것이 아닐꺼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지옥같은 끔찍한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되면, 실질적 위험에 대해 제대로 판단 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드물고 기괴한 사건들이나, 우리의 분노나 공포를 자아낼수 있는 이미지들은, 우리가 그것을 더욱 주목하게 만들고 위험을 과대 평가하게 만든다. 여기에 매스컴이 개입해 공포심을 확산시키면 히스테리로까지 변질되기도 한다.
최근의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광우병 사건이 있을 수 있겠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사스나, 에볼라같은 실존하는 위험들이나, 전자렌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영향.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불임 같은 근거없는 도시전설들이 있다.
그런데 파스칼의 내기에 나오는 종교에 관한 내용의 경우 사실상 실존하지 않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이니, 원리는 비슷하더라도 적절한 예가 될 수 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자면, 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이 일본에서 위험한 매체로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tv에서 피카추가 번쩍번쩍 전기를 발산 할 때 프레임이 유난히 느려지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첫 방영당시에는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프레임이 돌아가며 기관총 같은 타이밍으로 번쩍거렸을 것이다.
문제는 그 번쩍거리는 장면을 일본의 1200만 명의 어린이가 시청하고, 600명이 광감수성 발작으로 졸도하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마크로스 플러스도 광감수성발작 애니메이션중에 하나다.)
이 사건은 일본열도를 떠들석 하게 만들었고, 미디어와 애니메이션이 위험하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하지만 1200만명중의 600명이다. 1200만명의 어린이가 목욕탕에 들어갔을때 목욕성 발작을 일으키는 아이들이 600명 이상 나온다면 목욕탕을 위험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목욕을 법적으로 규제할 것인가?
실질적 위험이야 어떻게 되었든, 목욕은 애니메이션보다 분노를 자극하기는 힘든 것 같다.
괴짜 경제학이라는 책에도 이 비슷한 예가 있는데, 자신의 8살 짜리 딸아이를 친구집에 맡기려고 할때.
집에 총이 있는 친구와 수영장이 있는 친구의 집 중에, 누구의 집에 딸아이를 맡기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수영장에서 아이가 익사사고를 당할 확률은 1만 천분의 1이며, 총으로 아이가 목숨을 잃을 확률은 100만분의 1미만이라는 자료를 제시한다.(물론 이런 것을 일일이 따지면서 아이를 맡기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 예에서도 수영장이 총보다 분노를 자극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아무튼 이런 직관적인 이미지들은 우리의 위험에 대한 판단에 실질적 위험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촟불집회 참석자인 유모차 맘들을 들수있겠다.(미국산 쇠고기와, 집회에 아이를 대려오는것 중에 어떤 것이 더 위험할까?)
물론 이들 부모가 사랑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아마 자신의 아이를 끔찍히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의 소유자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그 부모가 옳은 판단을 했다고 보기에도 힘들지 않을까?
물론 총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광우병이나 사스 역시 실존하는 위험요소이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만든 시나리오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면, 우리가 주는 관심은 그것들의 실제 위험보다 훨씬 과장되게 집중되고, 배고픈 고양이를 눈앞에 둔 생쥐처럼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며, 실제로 더욱 위험한 다른 위험요소들을 방치하는 결과를 가저오기도한다.
전자파 유해론은 1976년 폴 브로더라는 미국 기자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고, 요란한 언론보도는 미국에 전자파 공포를 가져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정부는 지금까지 250억 달러를 쏟아부어 조사에 나섰고, 결국 고압선이나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자기장의 세기는 인체에 별 영향을 미치지않는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일본, 영국, 프랑스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언론에 보도 되는 일도 거의 없다.
이 전자파 유해론은 1992년 우리나라에도 상륙하게 되는데, 그 결과는 여러분들이 더 잘아시리라 믿는다.
지구 자기의 수백분의 1에도 못미치는 전자파를 피하기 위해 선인장이 좋으니 전자파 차단 스크린이 어떠니하며 팔려나가고, 아침 와이드쇼에서는 전자렌지근처에 아이를 두면 위험하다는 자칭전문가분이 나오셨고, 나의 국민학교 선생님은 수업시간에 컴퓨터를 오래쓰면 불임이된다는 유럽의 조사결과가 있다면서 현대문명의 폐해를 한탄하셨다.
많은 나라에서 연구 결과 가전제품의 전자파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발생시킨다는 어떠한 근거를 찾지 못했음에도 이 전자파 유해론은 여전히 사라지지않고 기승을 부리고있다.(근거를 찾을 때 까지 계속 연구하라는 것 같기도 하다.)
http://www.asiae.co.kr/uhtml/read.jsp?idxno=414896§ion=S1N5§ion2=S2N232
결국 우리정부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조사한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똑같은 조사를 다시하기 위해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다.(전자파가 인종이나 국적을 따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말이다.)
물론 '전자파가 유해하지 않은가?' 라고 물으면 곤란하다. 그 말은 '그럼 소금이 유해하지 않은가?' 라고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유해한 물질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양이 유해한가'이다. '어떻게 위험한가?'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완벽하게 안전한 환경은 현실세계에 존제하지 않는다.(천연물질이든, 인공물질이든)
농약으로 인한 위험을 100% 안전하게 피하기 위해 유기농을 선택한다면, 과연 우리는 수 많은 인구를 먹여살릴 식량을 마련 할 수 있을까?(북한에 화학 비료를 보내는 이유가 유기농으로 잘먹고 잘사는 북한사람들을 실험하기 위해서일까?)
또는 유기농은 100% 안전한 걸까?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거부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작물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GMO도 싫단다. 인공적이라는 이미지에 강력한 위험을 느끼는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해온 농사라는 것도 지극히 인공적인 행위이다. 육종이라는 방법 역시 강한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 종을 선택해 재배하면서 유전자 배합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것이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작물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로 준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살아남은 우리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바꿔가며 행한 무작위적인 실험과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GMO의 경우에는 유전자 배합을 실험실에서 해낸다는것이다. 다른점이있다면 전통적인 방법과는 다르게 무작위적인 배합과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통제된 실험실에서 행해진다는 차이다.
지난 1만년 동안 지구상에는 6억명의 인구가 유기농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이 지구에 65억명의 사람이 살고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 누가 아무런 대안없이 유기농으로 돌아가자고 달콤하게 말하는가?
1928년 구 소련에서 리센코라는 농부는 비료나 무기물을 사용하지 않고 토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춘화처리(春化處理)'라는 방법을 계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맨델의 유전학을 '부르주아적 사이비 과학'이라고 비판하고 리센코학설을 주장하였는데, 농부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 자료를 춘화처리법이 실제로 수확량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로 내세워 직접적인 실험을 회피하고, 소련의 후원을 받아 1937년에 소비에트 최고회의의 일원이 된다.
그의 이론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지만, 달콤한 그의 말에 소련은 열광했고, 그 결과 그에 반대한 수백명의 소련 과학자들이 숙청당하고 수백만명이 기근으로 죽었다.
이 엉터리 이론은 소련생물학계를 30년간 괴롭히고 1960년대에 막을 내리게된다.
레이첼 카슨의 책<침묵의 봄>은 우리에게 DDT 남용의 위험성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묵시록적인 전망은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었고, '사전예방의 원칙'에 의해 합리적인 살충제였던 DDT의 사용이 금지되며 아프리카에서 말라리아를 막지못해 수백만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가저온 것도 사실이다.
사전예방의 원칙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1990년 5월 영국의 보건부 장관 존 거머가 자신의 딸이랑 햄버거를 먹던 시대가 아니다.
3억명의 미국인이 수십년간 쇠고기를 소비했는데 광우병에 걸리지 않았고, 영국에서 수십만 마리의 광우병 소를 소비했는데 170명 정도의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소들이 육골분 사료를 통해 광우병에 감염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발병기작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확실히 모르며 그렇기에 사전예방의 원칙을 적용해야된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않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사전예방의 원칙을 적용해야하는 범위는 급속히 넒어지며 막대한 피해를 줄수도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은 전세계가 크게 홍역을 한번 치르고, 2001년에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에서 그렇게 심하게 광우병에대해 떠들어댔으면서도,
왜 2008년 우리에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보가 주어지지 못했었냐는 것이다.
1.최근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스크레피 기원설보다는 자연발생 광우병이 거의 확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2.현재 사료로 인한 대량 감염의 위험은 없는 것 같다.
3.광우병 발생건수는 확실하게 줄어들고있다.
4.극소수의 광우병이 사료와 상관없이 자연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전수검사 할 경우 여론의 호들갑이 걱정된다.
5.세계 어느 나라의 소를 먹던지, 아주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광우병을 완벽하게 피하고 싶다면 SRM부위를 먹는 식습관을 자제하는 것이 유리 할 것이다.
6.작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광우병에 관한 노이즈들은 일종의 밈바이러스라고 생각한다.
7.과학과 언론과 정치가 잘못 연결되어 만나면 무섭다는 것을 느끼고 배운 2008년이였다.
8.21회 한국 PD대상에서 피디 수첩의 수상은 개인적으로 구토감을 유발할 정도로 불쾌했다.
9.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고기를 먹을때 껄끄러워한다. 당신들의 승리다.